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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화

麥秋/맥추, 초여름 (1951, 오즈 야스지로)


2018. 01. 12 서울아트시네마


2018년 서울아트시네마 첫 방문.

요즘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오즈 야스지로 특별전을 하길래 보러갔다.

작년에 밥먹듯이 서울아트시네마를 들락날락했는데

한동안 발길이 뚝 끊겨버려서

작년 말 시네마테크 영화학교때문에 간것을 제외하면

영화보러 2달만에 방문했다 ㅋㅋㅋ



특이하게도 내가 오즈 야스지로 영화들에 대해 느끼는 개인적 호감?에 비해서

의외로 오즈 영화들을 많이 봤다.

구로사와 아키라도 3,4편정도밖에 안봤는데....ㅋㅋㅋ

오즈 야스지로 영화들은 은근 볼 기회가 많아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


사실 오즈 야스지로를 크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오즈 영화들을 여러편 보면서 계속 느낀건

'아 내가 아직은 이 사람 영화에 등장하는 정서와 감정에

공감하고 이해하기에는 인생을 그만큼 살아보지 않아서

깜냥이 안되는구나'

이런 생각...........?


그리고 워낙 촬영이 정적이고 이야기 자체도 소소한 일상의 내용이기에

솔직히 보다가 정신놓고 자거나 자진않아도 보면서 졸리다는 생각을

한적이 꽤 많다..............ㅎ...........



물론 머리로야 오즈 영화속 드러나는 감정을 인식하겠지만 

인물이 느끼는 감정이 나한테도 감정적으로 와닿는건 또 다른 문제이지 않나.


딸의 결혼을 걱정하고 나이가 지긋이 들어버리고 느끼는 쓸쓸함

등의 감정들을 지금 현재의 나는 감정적으로 공감하기가 힘들다.

게다가 오즈는 그런 내용이 영화에서 나온다고 해도

그것에 엄청난 비중을 두고 다루지는 않기때문에

더 공감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나마 꽤 괜찮았던 영화들이 <안녕하세요> 와 <꽁치의 맛> 정도.........?

하지만 이 둘도 사실 상대적으로.....인거라..............ㅎ

<동경이야기>는 노리코가 '이이에~'하는것밖에 생각안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어쨌든 요즘 내가 워낙 영화를 덜 보고 있어서

이 영화도 볼까말까 고민하다가 보게된건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봤으면 후회할뻔했다


보면서 처음에 느낀건 

다른 영화들을 본지 좀 되어서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영화들보다 훨씬 물건배치가 더 다양하게 되어있는 느낌??

내가 기억하는 오즈 영화들의 화면은 상대적으로

정갈하고 깔끔한 느낌인데

뭔가 이 영화는 화면속에 물건들이 이것저것 많은 느낌적인 느낌이었다

그래서 보는 사람 입장에서 훨씬 아기자기하고

보는 맛이 있었다.


오즈 영화들을 본지가 오래되어서 확실한건 아니다........ㅎ


그리고 영화 자체에서 서양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지는듯했다

보통 오즈 영화를 볼때에는 서양 옷이 나오거나 물건이 나와도

영화 전체적으로는 일본 느낌이 엄청 강한데

이 영화는 옷들과 등장하는 건물들, 물건들 

모두 서양느낌이 매우 강해서 좀 신기했다.



영화가 시작하면 어느 가정집의 아침풍경이 나오는데,

배경음악으로 즐거운 나의 집이 같이 흘러나온다.

그냥 출근준비하고 아침을 먹고 하는 평범한 풍경인데

보는데 눈물이 막 나더라.

내가 요즘 생각보다 힘들었나보다.

영화 속 가족을 보는데 뭔가 위안이 되고 편안해지더라.




오즈 영화에 대해서 하는 이야기중 하나는

그의 영화가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않는 방법을 통해서 

결국에는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인데


그 말을 그동안 머리로는 이해를 했지만

어제 밤에 이 영화를 보면서 

아주 조금이나마 당시에 오즈의 영화를 보던 사람들에게

어떤 느낌이었을지 감정적으로 이해가 갔다.

전쟁 후의 사람들에게는 정말 위안 그 자체였을것 같다.



어제 이 영화를 보면서 깨달은건

그냥 오즈의 영화는 편안하게 즐기면 되는구나 였다.

옛날 영화이기도 하고 

워낙 모두가 높게 평가하는 감독의 영화이다보니

오즈의 영화는 볼때 나도 모르게 분석할거리들을 

찾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근데 어제 이 영화를 보면서

그게 아니라는걸 조금이나마 알게 된것 같다.

노리코의 태평함, 딸의 결혼때문에 가족들이 하는 걱정,

이사무의 장난과 같이  그 소소한 일상들이 주는

편안함을 있는 그대로 즐기면 되는것이더라.


노리코는 항상 활짝 웃는데

그늘이 없어보이는 모습이 어제따라 좋았다.

노리코의 태평하고 엉뚱한 그 성격이 보기 좋더라.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저렇게 계속 활짝 웃어야하다니

하라 세츠코는 힘들었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ㅋㅋ

영화보는데 내가 입에 경련올것 같은 느낌......ㅋㅋ



보면서 <안녕하세요>와 <동경이야기>가 자꾸 생각났는데

특히 <동경이야기>는 노리코 삼부작?에서 이 영화 다음 영화기에

보면서 마음 아픈 순간들도 있었던것 같다.

어제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건 

오즈의 이런 류의 영화를 보다가 

다음에 똭하고 <동경이야기>가 나왔으니

다들 충격먹었을 법하다는 생각 ㅋㅋㅋ

<동경이야기> 혼자 뚝 떨어트려서 감상하면

상대적으로 와닿기가 어려울수밖에 없을것 같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했다.


오즈 영화는 <동경이야기>로 입문을 하면 안되는것 같다........ㅋㅋㅋ



이 영화는 그래도 카메라 움직임도 상대적으로 꽤 있는편이고

오즈 특유의 개그도 좀 더 많은 느낌이라서

다른 오즈 영화들에 비해서 보기 편한 영화인것 같다.



그나저나 오즈 영화 단골 배우인

류 치슈가 여기에서 노리코의 오빠로 나와서 엄청 놀랐다 ㅋㅋㅋㅋㅋ

게다가 다른 영화들과 다르게 너무 젊은 느낌으로 나와서.........ㅋㅋㅋㅋㅋ

맨날 아버지 역할, 나이가 지긋한 노인 역할 하는것만 보다가

갑자기 이 영화에서 노리코의 오빠로 나오니까 

놀라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회춘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작 <만춘>에서도 노리코의 아버지로 나왔건만......ㅋㅋㅋㅋㅋㅋ



한국 제목이 '맥추' 혹은 '초여름'인데 영문 제목은 Early Summer이길래

궁금해서 찾아보니 

'맥추'가 보리를 추수하는 때인 '보릿가을'이라는 의미인데

보리는 5,6월 정도에 추수한다더라.


쓰고보니 뭔가 리빙포인트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