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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2019. 09. 02-03

힘든 하루였다.

항상 그렇듯이 감당이 안 되는 것들을 미루고 미뤄오다가

며칠 전에 드디어 아주 조금이나마 마주 보기를 시도했는데

내 생각보다 일이 훨씬 복잡해서 또 다시 불안이 시작되었다.

거기다가 졸업후 비자 신청 관련해서 찾아보니

얼마나 복잡하고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개강도 끔찍하게 무섭고.

 

긴 여름방학이라고 현실도피를 충실하게 하면서 지냈는데

끝날때가 되니까 내가 이 중요한 시기에 아무것도 한것이 없다는 사실이

계속 도망다니던 나를 드디어 따라잡아서 또 사람을 막막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카페인 섭취를 한것도 아닌데 전날 결국 새벽 4시가 넘어가도록 잠을 못자고 괴로워했다.

몸은 너무 피곤해서 다른걸 할 엄두가 안나는데 머릿속은 생각을 멈추지 않아서 잠을 도저히 잘수가 없었다.

감당이 안되어서 어둠속에서 계속 일어나 앉았다가 다시 누웠다가 하며 있었다.

 

개강 전날인데다가 이번학기 수업중 한 교수가 개강 이틀전에 갑자기 읽고 코멘트/질문 생각하라고

글들을 후루룩 보내줬는데 현실도피 왕답게 오늘에서야 글들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보내준 글들이 갯수는 꽤 되지만 길지도 않고 신문기사 형식의 글들이라서 미룬것도 있다...)

 

집에서는 도저히 집중을 못하는 성격이라서

그래 나가서 카페가서 후딱 읽어버려야지!하고 나왔는데

가려던 카페는 사람이 미어터져서

계획보다 방황하고 돈도 더 써버렸다.

설상가상으로 글들을 읽는데 어려운 글들은 아니지만

내가 정말 이쪽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게

1도 없구나 라고 느끼게 만드는 글들이라서 읽는데 계속 ????거리면서 읽었다.

제대로 아는게 없는데 뭘 말해야할지도 몰라서 지금 답이 없다.

 

이 모든것들이 겹쳐져서 또 견디기 힘든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럴때마다 정말 너무 괴롭다.

그럴때 항상 날라다니는 수많은 생각들을

글로 써내려가는 상상을 꽤 자주 하는데

문제는 그 방식이 이거다! 싶은게 없다.

 

손으로 수첩에 쓰는건 생각만해도 너무 힘이 드는데

컴퓨터로 타자를 치는건 뭔가 글을 쓴다는 맛이 덜하다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컴퓨터로 쓴다면 과연 어디에? 라는 문제도 있다.

단순히 워드에 써서 저장하는건 해봤는데 뭔가 별로고

그렇다고 너무 오픈된 sns에 쓰는것도 별로고.

그럼 뭐 어쩌라는 말이냐 싶다면 동감하는 바이다.

 

손으로 글 쓰는것마저 도저히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다니

글 쓰는데에도 힘이 필요하다는건지

아니면 나는 진정한 쓰레기체력인건지 밤에 이를 닦으며 궁금해했다.

후자가 왠지 맞을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불안함을 좀 잊고자 한국갔을때 사온 '언럭키맨션' 만화책들을 어제오늘 쭉 읽었다.

웹툰 많이 보고 좋아하는 웹툰들도 많은데 책으로 살 생각까지 한 만화는 처음이다.

확실히 핸드폰에서 웹툰으로 보는 거랑은 느낌이 좀 달랐는데

웹툰으로 보는게 더 재밌는 느낌이다.

 

어쨌든 쭉 읽는데 생각해보니 뭐 다른 이유들도 있겠지만

'공동체 구성'이라는 이야기 흐름때문에 특히나 내가 이 이야기를 좋아하나 싶더라.

다시 읽는데 대학교때 동아리 친구들 생각이 꽤 났고

만화책을 읽으면서 진심으로 얘네들 정말 부럽네 라는 생각을 했다.

역시나 이 만화의 장르는 판타지다.

 

워낙 좋은 대사들이 많은 만화지만

오늘 3,4권을 읽는데 이야기 거의 마지막에 나오는

"조금 나쁜 사람이 되더라도 조금 떨어져 잊고 살면서 네가 행복한게 더 중요한거야. 네가 행복해야 돼"

라는 말에서 유난히 눈이 안 떨어졌다.

특히나 '조금 나쁜 사람이 되더라도' 라는 말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내가 별로 좋지 못한 사람이라는 기분 혹은 물음이 잔잔하게 이어져온지 꽤 오래된 상황인데다가

오늘 읽은 글중 '행동을 해야만 한다'라는 요지의 말이 나와서 그렇지 않아도

평소보다 좀 더 죄책감이 드는 상태였는데

그런 대사를 읽으니 아주 약간이나마 마음이 편해진것 같다.

 

 

일상에서 펼치지 못하는 영화 덕후력을 방출하기 위해 만든 블로그였는데

그나마 여기가 낫지 않을까? 싶어서 한번 뜬금없이 써봤다.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다.

졸려죽겠다.

사실 쓰는 중간부터 졸려죽겠어서 그냥 다 때려치고 자고싶었는데

그래도 이왕 쓰기 시작했는데 대충이라도 어느정도 써야지 싶어서

겨우겨우 썼다.

처음부터 이런걸 보니 역시 오래는 못갈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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