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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화

Blackmail (1929, Alfred Hitchcock)



2017. 05. 23  유성버전 관람.


이 블로그를 보면 꽤 티가 날지도 모르겠지만

난 히치콕을 매우 좋아한다

사실 히치콕을 좋아한다고 하기 꽤 민망하다

좋아하는 감독에 대해 이야기할때에

히치콕을 좋아한다고 말하기에는

누구든지 안 좋아할수가 없는 감독이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꿋꿋하게 히치콕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니기는 한다만.....;;;

혼자서 속으로 민망할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히치콕은 아무리 봐도 대단하다

요즘 시대 사람인 내가 그 시절 영화를 봐도

정말 좋고 잘 만들었다는걸 팍팍 느낀다

어떻게 저런식으로 연출할 생각을 했나 싶은게 한두개가 아니다

가장 대중적이고 유명한 <Psycho>, <Birds>, <Rear Window>등과 

같은 영화들부터 시작해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영화들인 <The Lady Vanishes>, <Spellbound>, <Sabotage>등등

전부 보면 우와 라는 소리가 안나올수가 없다


히치콕의 대단한 점 중 하나는 연출을 통해서

자신의 영화를 보는 관객이 어떤 점에 관심과 집중을 했으면 좋겠는지,

자신의 의도를 정확하고 확실하게 관객에게 전달할줄 안다는 점이다



사실 많은 경우를 보면

그냥 감독 혼자서 막 생각을 하고 자기만 알아듣게 만들어서

관객이 보고 알아서 알아들으라는 태도를 가지고

관객이 그걸 못 이해하면 마치 그 관객들이 수준낮고 이해를 못한다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때가 많다


그리고 관객 스스로도 '내가 뭘 모르는건가?' 

'내가 별로 잘 알지 못해서 그런가봐' 식으로

자책하게 될때가 많다.

영화의 그런 태도가 얼마나 말도 안되고 거지같은건지

히치콕 영화를 보면 항상 느낀다



히치콕은 영화가 지극히 대중을 위한 매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기에

자신의 의도를 명료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그 유명한 <Notorious>에서의 찻잔씬을 봐라 ㅋㅋㅋ

장면 그렇게 찍겠다고 컵을 특별제작해서 한 2,3배?로 만들어서 찍었다고 하지 않나 ㅋㅋ

물론 그런 태도때문에 이 감독한테는 

사람인 배우들 조차 완벽하게 도구적으로 활용이 되었다는 단점은 있다만...;;;




이렇게 열을 내면서 히치콕 예찬론을 혼자 펼치는건

오늘 본 <Blackmail>을 보고 또 감탄을 해서 인듯하다 ㅋㅋㅋㅋㅋㅋ


맨 위에 있는 가장 좋았던 장면이 이 영화의 그 유명한 나이프 장면인데

사실 이 장면때에는 화면상으로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저 위의 사진처럼 여자가 좀 멍한 표정을 짓고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만 나온다.

화면만으로는 아무 정보가 전달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 히치콕은 화면밖의 여성의 말을 통해서

정말 재밌는 장면으로 만들어버린다.

유성영화의 장점을 정확하게 잘 활용하고 있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면서 단순히

영화에서 소리가 나온다는 센세이션만을 활용하는게 아니라

그 소리로 영화에서 무엇이 가능한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표현하고 있다


이 장면 외에도 재밌는 부분들이 많다.



이런 장면도 있고 ㅋㅋㅋㅋ




이런 장면도 있다 ㅋㅋㅋㅋ

진짜 어떻게 이런 공간들을 배경으로 사용할 생각을 했는지 ㅋㅋㅋㅋ



계단과 관련된 부분도 좋았다.

여주인공이 처음에 남자와 계단을 올라갈때에는

뭐 그냥 즐겁고 같이 떠들면서 올라가는데

살인이 일어난 후에 계단을 내려올때

계단은 전혀 같은 계단이 아니다.



처음에 올라갈때에는 이런 느낌이었다면



 

 살인이 일어난 후 여자가 내려오는 계단은 이런 계단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사진으로 가져올만한게 없어서 사진은 없지만

협박하는 남자가 쫓기게 되고 여자는 집에 남아있는 부분에서

쫓기는 남자는 계속 이리저리 도망다니면서 경찰을 피하고

초조하고 불안한 여자를 계속 사이사이에 보여주는데


마치 쫓기는건 남자인데

이 남자가 잡히느냐 마느냐가 

여자의 운명과도 직결된, 

남자가 잡힌다는건 여자가 잡힌거나 마찬가지일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실제로 남자가 아래로 떨어지자 여자는 결심하고 자수하러 경찰서에 간다.



그리고 제일 감탄했던 부분은

마지막 엔딩.

자수하러 갔지만 결국 자수하지 못하고

남주와 같이 나와서 동료 경찰과 여자, 이렇게 셋이서

동료의 농담에 어색하게 같이 웃는다.

계속해서 웃는 소리와 함께 영화가 그대로 끝나버린다.


처음에 약간 충격먹었다 ㅋㅋㅋ

어떻게 영화를 이렇게 끝낼 생각을 하지?????

진짜 히치콕은 미쳤나보다 ㅋㅋㅋㅋㅋ


매우 나중이지만 히치콕이 만들었던

<Alfred Hitchcock Presents>라는 티비시리즈 중에

<Lambs for Slaughter>?이라는 제목의 단편이 있다.

그 단편이랑 엔딩이 약간 비슷한 느낌도 있다.


하지만 <Lambs for Slaughter>는 단편이 끝나고

히치콕이 나와서 에필로그를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면서

범인이 결국 잡혔다는 말을 하면서 보는 관객이

덜 불편하고 찝찝함의 해소?가 되도록 하는데

이 영화는 그런것도 없고 정말 ㅋㅋㅋㅋㅋㅋ

장난아니다 ㅋㅋㅋㅋㅋ




첫 유성영화라서 오디오가 약간 허접한 느낌도 있고

워낙 옛날 영화라서 좀 영상이 흐릿하기도 하지만

정말 짱인 영화다 크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진짜 앞으로도 히치콕 같은 감독은 절대 못나올듯하다.




그나저나 협박하는 남자 역할 <Strangers on a Train>의 Bruno느낌 낭낭하더라 ㅋㅋㅋㅋ